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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world 春>, 익명
박성화는 꿈을 기억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니까…… 19년 인생 내내 꿈을 기억하지 못했다. 악몽을 꾸면 식은땀에 잔뜩 젖어 새벽 고요한 시간에 깨고는 했으나 어떤 악몽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즐거운 꿈을 꾸면 종일 들떠 급식 두 번씩 리필해...


<Spring like spring>, 청해
"홍중아" "내가 너한테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 되게 밉다. 지금" 6년이었다.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던, 얼굴이며 행동 하나 하나에 어린 티 가득 달고서 멋모르던 스무살 김홍중과 박성화가 스물 다섯이 될 때까지. 너의...
<마, 내 아를 낳아도!>, R0ZETA
"마, 내 아를 낳아도!" 손이 덜덜덜. 다리를 벌벌벌. 무드 없게 건넨 꽃다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니, 뭐고. 꽃다발 크게 해 달라곤 했는데 뭔 금덩이를 넣어놨나. 왜 이렇게 무거워. 긴장감 때문인지 자꾸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팔에 팔자에도...
<불과 꽃과 네 이름의 소리는 같고>, 티글로리
굿판이 벌어졌다. 30년은 족히 넘은 벚나무 앞이었다. 벚꽃잎이 아무나 잡아먹을 것처럼 마구잡이로 입을 벌리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늘 그 잎을 싫어했다. 그럼에도 너나 할 것 없이 벚나무 앞에 모여들었다. 이 굿판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북과...
<봄, 사랑, 벚꽃>, 6v6
벚꽃이 피고, 새싹이 트고, 새로운 설렘이 시작되는, 그 계절의 이름은 봄. 하지만 홍중에게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대학교 2학년인 홍중은 1학년 겨울방학부터 시작한 카페 알바를 아직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그...
<검은 비늘, 붉은 머리카락 上>, 해피
“… 미안해, 당분간은 여기 못 올 것 같아.” “… 왜? 왜 못 와?” “몸이 안 좋아졌대. 상태가 나빠져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그랬어.” “여기로 언제 돌아와?” “내 몸이 다시 괜찮아졌을 때, 그때 돌아온다고 부모님이 그랬어.”...


<꽃송이가>, 구리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로 참여한 구리입니다! 계간성홍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편집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목을 짓지 못해 고민하던 저를 도와주신 익명님...정말정말 사랑합니다... 노래 가사 중에...


<시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봄)>, 꽃
성화는 아버지가 틀어둔 뉴스 앵커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우렁찬 목소리에 마당에서 자고 있던 또리가 고개를 들었다. 또리에게 손 한 번 흔들어주고 대문을 힘차게 열었다. 삐그덕 소리를 내며 열리는 초록...
<胡蝶夢 上>, 희재
* 아포칼립스 그해 봄은 떨어지는 벚꽃잎 하나까지도 이상한 기시감에 찌들어 있는 그런 묘한 봄이었다. 김홍중은 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봄의 색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분홍색이 김홍중에게 안 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체감의 온도, 봄>, 크티
초침이 움직인다. 어떠한 시간에 사로잡혀있어도 늘 그랬듯 시간은 흐르고 계절 역시 바뀐다. 눈이 오다 곧 세상이 멈춘 듯 그치고 그 차가움은 꽃잎의 조각들로 흩어지다 빗줄기로 모조리 씻겨 내려간다. 계절도, 사람도 전부 그 흐름을 벗어날 수...


<소생은 손짓으로부터 上>, lope
* 연극 「만약에 생명을 그릴 수 있다면 (もしも命が描けたら)」 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1. 소생蘇生. 희미하게 꺼져가는 숨결을 다시 세상으로 끌어올리는 것. 만물은 탄생부터 제각기 정해진 시간을 가지고 태어났다. 순리에 맞추어 순탄하게...
<PRESENT equal PRESENT>, 리비
김홍중은 여느 때와 같이 아침부터 바빴다. 미련 쌓느라 바빴다. 단풍 지던 날, 작업실에 틀어박혀 나흘 전 잡은 (구) 남자 친구와의 영화 약속 따위 잊은 채로 인터페이스 만지작거리다가 홍중아, 우리 그만 만나는 게 낫겠다 듣고 345만 원짜리...
<Scent of Cliché Ⅰ: Forest>, 리셰
숨이 턱턱 차오를 지경을 넘어 들어가려던 호흡마저 역류하기에 이르렀다. 분명 처음 빠져나올 때에는 말을 타고 있었던 것도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두 다리로 뛰고 있었는지조차 박성화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생존 욕구에 의한 절박함만이 박성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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