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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비늘, 붉은 머리카락 上>, 해피

  • 작성자 사진: 계간 성홍
    계간 성홍
  • 2022년 3월 21일
  • 7분 분량




“… 미안해, 당분간은 여기 못 올 것 같아.”

“… 왜? 왜 못 와?”

“몸이 안 좋아졌대. 상태가 나빠져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그랬어.”

“여기로 언제 돌아와?”

“내 몸이 다시 괜찮아졌을 때, 그때 돌아온다고 부모님이 그랬어.”


“… 기다리고 있을게. 건강해져서, 꼭 여기로 돌아오는 거다? 너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인간 친구란 말이야.”

“… 약속할게. 꼭 다시 돌아올게. 나한테도 너는 정말 유일한 친구야.”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에서, 작은 소년들은 손가락을 걸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다. 멀리서 붉은 소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손가락이 떨어졌다. 검은 소년이 급히 무언가를 작은 손에 쥐어주었다. 붉은 소년은 작은 손에 쥐어진 것을 확인했다. 검은색으로 빛나는 비늘이었다.


“잊지 말아 달라는 선물. 혹시 네가 너무 아파서, 나를 잊는다고 해도… 이런 비늘을 가진 인어는 나 말곤 없으니까.”

“… 성화야.”

“그러니까, 꼭 갖고 가줘. 홍중아, 기다릴게. 이 바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눈물을 흘리며, 붉은 소년은 가족이 있는 곳으로 등을 돌렸다. 붉은색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을 때가 돼서야 검은 소년은 푸른 바다로 빠져들었다. 유일하게 좋아한 인간 친구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검은 비늘, 붉은 머리카락 上

- 기억이 바래다



시야는 온통 푸른색으로 가득했다. 바닷속에 있었다. 바닷속에 있음에도 멀쩡히 숨이 쉬어졌다. 홍중은 덕분에 이 상황이 꿈인 것을 자각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푸른 바닷속에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었다. 혹시 물고기라도 있을까 싶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저 멀리 무언가가 보였다. 사람인가? 물고기인가? 저건 뭐지? 그것은 점점 홍중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홍중은 궁금증에 앞으로 향했다. 다가오는 형체는 인간에 가까웠다. 온통 검은색이었다. 무언가 반짝였다. 저게 뭐지? 조금 더 앞으로 다가가니, 선명히 반짝이는 비늘이 보였다.


비늘? 눈앞에 있는 존재는 분명 인간에 가까웠지만, 인간이 아니었다. 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엔 물고기와 비슷한 꼬리가 있었다. 그러니까 저건, 인어였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에 나온 인어. 그 인어는 더 이상 홍중이 있는 곳으로 오지 않았다.


누구야? 홍중의 질문에 그 인어는 고개를 저었다. 홍중에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정말 이상하게도, 인어는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


“아마 오늘 밤쯤에 올 거야. 갑자기 아프면 꼭 전화하고. 저번처럼 몰래 나가서 돌아다니지 말고. 아직 몸 많이 안 좋으니까. 밖에서 쓰러져서 옆집 부부가 업고 왔을 때 생각하면… 알았지?”

“… 네, 잘 다녀오세요. 얌전히 집에 있을게요.”


홍중은 덤덤한 표정으로 시내로 나가는 부모님을 배웅했다. 차에 요란한 시동이 걸리고, 점점 멀어지는 동안에도 조용히 서있을 뿐이었다. 차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가 돼서야 홍중은 히죽 미소를 지었다. 아싸, 자유다! 제자리에서 몇 번 뛰고는, 즐겁다는 감정을 온몸에 두르고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부모님이 잠깐 시내로 나간 지금이 몰래 놀러 나갈 기회였다. 왜 자꾸 나가지 말라는 거야, 집이랑 병원에만 있는 게 얼마나 지겨운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나가! 병원에 지겨울 정도로 오래 입원을 했었으니, 이런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어렸을 적의 기억이 다 바랠 정도로 오랜 기간 입원했던 홍중은 가끔 유치해지는 날이 있었다. 가족들은 그런 홍중에 의해 골머리를 썩곤 했다. 홍중이 고향으로 돌아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쓰러졌던 일이 있었기에, 가족들은 홍중의 외출을 자제시켰다. 그랬던 탓일까. 조금이라도 집을 오래 비우는 날이면 몰래몰래 집을 나가서, 놀러 다니곤 했다. 돌아다니는 반경이 좁아 가는 곳은 몇 개 되지 않았지만, 홍중에겐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잠깐 고민하다, 아까 꿨던 꿈을 떠올렸다. 바닷속에서… 무언가를 만났던 꿈. 좋아, 바다로 가자! 오늘 놀러 갈 곳은 고향에서 홍중이 제일 좋아하는 바다였다.


홍중은 바다와 어울리는 옷으로 갈아입고, 얇은 겉옷을 걸쳤다. 혹여나 감기라도 걸릴까, 주의를 기울였다.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제일 좋아하는 바다가 나오는데, 못 가게 되는 건 상상만으로도 많이 슬펐다. 몸만 가도 충분했지만, 괜히 부모님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약과 물병을 작은 가방에 같이 챙겼다. 마지막으로 분홍색의 퍼석한 머리카락을 모자로 가리고, 검은 장식이 달린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집에 오기 전에 빨리 놀러 가야지.”


제법 바다와 어울리는 샌들까지 신고 몰래 외출을 나섰다. 햇볕이 별로 강하지 않은 선선한 날씨였다. 홍중은 저번에 쓰러졌던 일로 괜히 관심이라도 가질까, 긴장을 놓지 않으며 바다로 향했다. 가까워질수록 파도 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소금기를 품은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모래사장 위에 발을 놓았다. 모래 위를 조금 걷다가 멈추곤, 샌들을 벗어 양손에 쥐었다. 맨발에 직접적으로 닿는 모래의 까슬한 감각이 좋았다. 모래사장을 따라 걸었다. 낮은 파도가 발을 감쌌다. 홍중은 즐거운 표정이었다.


홍중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바다의 작은 절벽으로 향했다. 그곳은 홍중의 작은 아지트였다. 어릴 적의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아지트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게나마 남아있었다. 그 덕에 집에서 몰래 나올 때마다 대체로 아지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가방과 신발을 내려놓았다. 머리카락을 숨기던 모자도 벗어서 옆에 두었다. 윤기가 없는 퍼석한 머리카락을 대충 손가락으로 빗어 정리했다. 아지트에서 듣는 파도 소리는 일종의 자장가 같았다.


잠시 눈을 감았다. 바닷바람에 분홍색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꽤 맑은 날씨에 몸이 나른해졌다. … 심심해. 길었던 입원 탓에, 홍중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어릴 때는 그래도 친구가 있었는데. 기다리겠다고 한 사람도 분명 있었다.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오니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남은 것은 자신의 아지트뿐이었다. 그럴 거면 왜 기다린다고 했을까. 이상하게 눈앞에 아른거리는 검은색에 괜히 짜증이 올라왔다.


하늘에 떠있던 구름이 어두워졌다.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비가 오려는 건지. 홍중은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다시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었다. 옆에 뒀던 신발을 다시 신으니, 멀리서 첨벙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들린 거지?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시 번 첨벙, 하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무언가 바다로 들어간 것 같은데,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홍중은 이내 관심을 거두고 집으로 향했다. 비에 쫄딱 젖는 건 싫었다


홍중이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물 위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였다. 곧 비가 올 텐데도, 바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그 남자는 몸 곳곳에 비늘이 나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홍중의 흔적이 남은 아지트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


잠깐의 소나기일 줄 알았던 비는 갑작스러운 폭우였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는 다른 소리를 전부 덮을 정도였다. 시내로 나간 부모님에게 도착이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홍중은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빨라도 내일 오후 쯤에야 도착한다고 했으니, 그때까지는 혼자였다. 아까의 외출 탓일까, 배가 고팠다.


딱히 많이 먹는 편이 아닌 홍중은 냉장고에서 요거트 하나를 꺼내왔다.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요거트를 먹고 있으니, 아까 들었던 첨벙하는 소리가 떠올랐다. 그건 대체 뭐였을까. 물고기인가 싶었지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잘못 들었나, 나 귀는 그래도 괜찮은데.


작은 요거트는 금방 바닥이 보였다. 홍중은 대충 정리한 뒤 약을 꺼냈다. 요거트를 밥 대신 먹은 걸 들키면 꽤 혼나겠지만, 차리는 걸 원체 못 하는지라 일을 늘리긴 싫었다. 홍중의 손에 올려진 약은 요거트보다 많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았다. 까슬하게 넘어가는 약의 느낌은 제법 익숙했다. 먹는 약이 많아서일까. 요거트만 간단히 먹었을 뿐이지만 배가 제법 불렀다. 홍중은 소파에 올려둔 쿠션을 끌어와 목을 뉘었다. 잠이 쏟아졌다. 홍중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첨벙,

첨벙,

첨벙,


아까 들었던 소리가 반복해서 들렸다. 홍중은 이 소리의 원인이 무엇일지 계속 눈으로 찾기 위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다시 한번 첨벙, 물 위로 살짝 드러난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사람인가? 조금 더 앞으로 발을 뻗었다. 작은 돌에 발을 삐끗하고, 홍중의 시야는 순식간에 푸른색으로 뒤덮였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저번 꿈에도 나온, 검은 머리카락의 인어였다. 그 인어는 홍중에게 말할 것이라도 있다는 듯 빙글빙글 주변을 맴돌았다. 여전히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다가오지 않는 걸까. 홍중은 결국 본인이 인어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은 꿈이었다. 현실이었으면 수영을 못 했겠지만, 지금은 꿈속에 있었다.


검은 인어는 그렇게 홍중을 피해 다녔으면서, 정작 홍중이 다가가는 것은 피하지 않았다. 홍중은 물었다. 넌 누구야?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저, 홍중에게 손을 뻗을 뿐이었다. 잠깐 홍중의 야윈 얼굴을 감싸다가, 이내 홍중의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검은색 장식이 달린 목걸이. 인어는 홍중이 꿈에서 깨기 전, 한 마디를 건넸다.


네 목걸이, 소중한 거야. 잃어버리지 마.


*


“… 뭐지, 또 꿈인가…”


홍중은 자꾸 꿈에 나오는 그 인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분명 본 적 없는 존재가 맞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의 표정이, 잊히지 않았다. 그 인어는 분명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홍중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꾸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도대체 뭘까. 동화에서나 나오는 인어가 왜 내 꿈에 나올까. 홍중은 그저 궁금할 뿐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목걸이에 손을 댔다. 손에 만져지는 게 없었다. 아까 걸고 나갔던 목걸이가 사라졌다. 홍중은 혹여나 가방에 넣어뒀나, 싶어 급히 방에 놓아둔 가방을 뒤졌다.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분명 아지트에 있을 때만 해도 목에 걸려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떨어졌나?


밖은 비가 퍼붓고 있었고 나가는 건 무리였다. 저 기세의 비라면 목걸이는 이미 쓸려가고도 남았을 터였다. 홍중은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무척 어릴 적 선물 받은 것이었다. 제일 아끼는 것 중 하나인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문득 꿈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 떠올랐다.


네 목걸이, 소중한 거야. 잃어버리지 마.


분명 잃어버리지 말라고 말했다. 도대체 왜? 꿈에 나오는 그 인어는 뭣 때문에 그리 말했을까. 혹시 아지트에 목걸이가 떨어져 있진 않을까. 아직도 폭우는 거세게 쏟아졌다. 홍중은 밖을 바라보았다.


*


다행히도 하루가 지나니 빗방울은 소나기 수준으로 약해졌다. 홍중은 아직 내리는 비는 신경 쓰지 않고 아지트로 향했다. 파도에 삼켜졌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뿐이었다. 무척 소중한 목걸이였기에, 잃어버리고 못 찾는다면 꽤 오랫동안 우울할 것 같았다. 물에 젖은 길은 미끄러웠고, 홍중은 혹여나 넘어질까 주의하며 걸었다.


아지트는 한 번 파도가 쓸고 지나간 듯했다. 목걸이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밑에 걸리진 않았을까, 하며 바닷물에 손을 넣어가며 뒤적거려도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힘이 빠졌다. 바닷물로 미끄러운 아지트에 주저앉았다. 옷이 젖고 있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그저 속상하고 짜증 날 뿐이었다. 두고 나올 걸, 왜 매고 나왔을까. 괜히 옆에 잡히는 돌멩이를 바다로 던지며 화를 풀었다. 찾을 방법이 없었다.


풍덩,

첨벙,

풍덩,

첨벙,


“… 뭐지?”


분명 돌멩이가 빠지는 소리만 들렸어야 했다. 무언가 물속에서 움직이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뭐지? 자세히 바라보니, 검은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아직 비가 그치지도 않았고, 파도도 높은데, 목숨이 두 개라도 되는 건지. 아직 수영은 위험해! 홍중이 크게 소리쳤다. 둥둥 떠있던 머리카락은 그 말에 오히려 물속으로 들어갔다. 홍중은 몇 분을 서있었다. 물속으로 들어간 검은 머리카락은 위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홍중은 더 가까이 다가가 소리쳤다. 아직! 위험하다고-!! 들리는 건지. 안 들리는 건지. 검은 머리카락은 아직도 나올 생각을 안 했다. 답답했다.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발을 뻗었다. 그리고,


“위로 올라오라니ㄲ…!”


물기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홍중은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닷속에 삼켜졌다.


*


홍중은 바다를 좋아했다. 하지만 병으로 약한 몸 탓에 운동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수영을 할 줄 몰랐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놀란 탓인지, 가슴이 갑갑했다. 벌어진 입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살려줘. 살려줘. 누가 좀 살려줘. 다급하게 빌었다. 의식을 애써 붙잡고 있었다. 바다에 빠져 익사하고 싶진 않았다.


붙잡고 있던 의식이 흐려졌다. 눈이 감겼다.


누군가 홍중을 감싸 안았다. 홍중이 겨우 눈을 뜨니, 아까 봤던 것과 똑같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비가 오는데도 바다에서 나오지 않은 의문의 소년은 홍중에게 입술을 맞댔다. 홍중의 숨이 멎지 않도록 숨을 불어넣었다. 갑갑했던 가슴이 점차 나아졌다. 홍중은 그 소년의 품에서 호흡을 넘겨받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의식이 완전히 암전 됐다. 소년은 품에 안긴 홍중을 올려주기 위해 위로 헤엄쳤다.


짧은 시간 동안 비는 그친 상태였다. 소년이 숨을 불어넣어 준 덕분인지, 홍중은 그나마 안정적인 상태였다. 땅에 늘어진 홍중을 눕혔다. 그리고 물에서 나오지 않고, 상태를 가볍게 살폈다. 몸 덮을 거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생긴 것과 다르게 홍중을 앞에 두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소년은 몸 곳곳이 물고기의 것과 비슷한 비늘로 덮여있었다. 비가 그친 바닷가에 누가 온 듯,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혹여나 누가 자신의 모습을 보기라도 할까, 소년은 급히 의식이 없는 홍중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곤 물속으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크게 놀라며 몸이 차가운 홍중을 끌어안았다. 아직 홍중의 숨이 약하게나마 붙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일행을 불렀다. 한 명이 홍중을 둘러업고, 급히 마을로 향했다. 의식이 없는 홍중의 손에는 그렇게 찾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홍중을 구한 소년은 마을로 옮겨지는 것을 끝까지 확인하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계간 성홍에 글로 참여한 해피입니다!ㅎㅎ 조금 더 퀄리티 있는 글을 제출하고 싶었는데, 원래 쓰려고 했던 원고를 싹 다 엎고 갑자기 떠오른 소재로 새로 쓰는 바람에 쫓기듯이 마감한 게 조금 아쉽네요…ㅠ 원래 봄호에 이 원고를 완성해서 제출하고, 여름호는 다른 원고를 제출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새로 쓴 원고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건 뒤로 미루게 됐습니다. 다음 원고가 中으로 올라갈지 下로 올라갈지는 아직도 미정이라는 소식이… 글을 꽤 오랫동안 그만뒀었는데, 성홍의 창작욕구는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ㅎㅎ 원고 쓰는 동안 안 풀리는 구간이 없진 않았지만, 정말 재밌었고 여름호도 열심히 마감할 예정이라네요.


검은 비늘, 붉은 머리카락에서 홍중이가 앓고 있는 병은 일부로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하고 아프다, 정도로만 읽어주세요! 음악도 같이 올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평소에 에이티즈 노래만 듣는지라… 원고를 쓰는 동안 Still Here 어쿠스틱 버전을 들으면서 했다는 작은 TMI를 마지막으로 이만 후기는 줄이겠습니다! 성홍이 앞으로도 흥하기를 바라며, 계간 성홍 여름호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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