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취중고백>, 머프링
박성화는 김홍중을 좋아한다. 그런 박성화에게는 특이한 주사가 있었는데, 그것은 몸에 알코올만 들어가면 김홍중에게 고백하는 것이다. 박성화와 김홍중 두 명이서 술을 먹는 날에는 꼭 거치는 절차 같은 것이다. 장소는 항상 김홍중의 집 앞, 멘트는...


<네 꿈을 꾸면서 잠이 들래>, 솜솜일락
옷에 닿은 부위는 땀에 젖어 끈적하게 달라붙고, 바깥에 드러난 맨살엔 자외선이 내리쬐었다. 찝찝하고 무거운 공기가 그 위에 다시 한번 달라붙는 여름이었다. 솔직히 이름도 떠오르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만나러 집까지...
<Trouble in Summer>, 라부
끼이익-. 해가 쨍쨍히 비추는 한낮의 도로에 급정거하는 소리가 울렸다. 초록불이 깜빡이며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신호등과 횡단보도 중간 즈음까지 머리를 들이민 차량 한 대, 그리고 그 앞에 방금 차에 치일 뻔 하고도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새빨간...


<라이트 스카이 나이트>, 랙커
*한국어/영어 그 날은 꿈에 커다란 혹등고래 한 마리가 나와서 밤하늘을 날아다녔다. 홍중은 닿지 않을 걸 알면서도 새까맣기도 하고, 또 은은한 보랏빛을 띄기도 하는 밤하늘을 향해, 반짝이는 혹등고래를 향해 팔을 뻗었다. 고래는 화답이라도 하듯...
<사람을 구합니다>, R0ZETA
에... 안녕하세요? 저는 김홍중이고요. 직업은 사람을 구하는 그런 일해요. 그게 뭐냐고요? 그냥 말 그대로 사람을 구합니다. 소방관이나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길가에 흔하게 있는 히어로 117 정도 됩니다. 히어로는 일을 어떻게 하냐고요?...
<Dreamworld 夏>, 별지
※ 약한 사망소재 주의 바랍니다. ※ <봄> 항목에서 'Dreamworld, 春'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김홍중은 일기장을 펼쳤다. 날짜를 적고 시간을 적는다. 해 모양까지 그리고 나면 그 아래로 내용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지독히도...


<여름밤의 마법>, 월랑
♬BENEE - Beach Boy 너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생각해본다. 희끄무레한 기억을 거꾸로 더듬어 올라가면 어느 순간부터 팍 사라진다. 그 왜 있잖아, 수학 익힘책에 허구한 날 달력 찢어놔서 빡치게 만드는 놈들. 그래, 그런 놈들한테 당한...
<장마 끝엔 사랑을 씌워 주세요>, 두
피부에 닿아 오는 공기가 꿉꿉했다. 밖에서는 굵은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람에 창이 조금 흔들리는 게 보였다. 박성화의 집은 하천 근처에 있었다. 베란다로 물이 흘러가는 게 훤히 보였다. 장마철만 되면 물이 산책로 경계까지...


<Shanty Summer>, 꽃
물류 공장 출퇴근 버스는 옆 동네를 구석구석 돌다가 성화가 사는 동네 입구까지만 운행했다. 이 동네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치안이 좋지 않고 몸에 용이나 호랑이를 품은 조폭의 구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발을 들이려 하지 않았기에 버스도 들어오지...
<추신은 사랑해>, 익명2
- 사망, 부상 소재 주의. ◀ 욕지거리가 꾹 다물린 입속에서 녹아간다.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스친 순간, 홍중은 직감했다. 무언가 잘못됐다. 그대로 자리를 일어섰다. 귀에 꽂은 인이어를 거칠게 잡아뺐다. 인이어가 빠짐과 동시에 귓구멍에 뜨거운...
<Scent of Cliché Ⅱ: Mercury>, 리셰
대도시의 문명 안에서 태어나 오래 전부터 깔려 있던 기반 시설들을 누리며 살아온 박성화에게 회색 빛이 아닌 숲의 여름은 퍽 낯설었다. 눅눅하게 고인 빗물을 밟는 바퀴도 없고, 우비도 입지 않은 채 뛰어놀다 감기에 걸려 코 훌쩍이는 아이들도 없고,...


<소생은 손짓으로부터 下>, lope
* BGM은 반복재생으로 들어주세요. * 연극 「만약에 생명을 그릴 수 있다면 (もしも命が描けたら)」 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21. 성화는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는 시곗바늘과 대치한다. 책상 아래 가지런히 놓아둔 다리가 앞뒤로 흔들린다....
<胡蝶夢 中>, 희재
* 아포칼립스 만일 지구가 미쳐버리기라도 해서 우리가 영원한 봄에 갇혀 버리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벚꽃이 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여름 무더위가 온 거리를 덮쳐왔다. 김홍중은 가사가 적힌 종이를 몇 번이고 찢었고...
<Some. of Summer>, 청해
봄에 태어난 성화도, 겨울에 태어난 홍중도 딱히 여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땀이 많은 탓에 오랫동안 예쁠 수 없다는 게 성화의 이유였고 더운 날씨에 녹아서 빨리 지친다는 게 홍중의 이유였다. 그래서 둘은 '이제 100일을 조금 더 넘긴...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