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체감의 온도, 가을>, 크티

  • 작성자 사진: 계간 성홍
    계간 성홍
  • 2022년 9월 23일
  • 7분 분량




계절의 변덕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분명 온몸이 타들어 갈 듯 더웠었다가도, 눈을 한 번 깜빡, 움직이면 어느새 바람은 나의 편이 되어 열감을 달래주었다. 스쳐 지나갔다기엔 너무나 강렬했던 봄, 기온보다 뜨거웠던 체온을 느낀 여름, 그리고 그 모든 걸 지나 어느덧 가을. 곱씹어 돌아본 나의 계절의 온도는 엉망진창이었다. 그럼에도 옷장 안의 두께감은 일정한 시기를 유지하며 바뀌었다. 얇은 티셔츠에서 민소매로, 그러다 후드티. 서랍 한 칸 두 칸을 그렇게 바꾸고 채워넣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 자연스러운 이치의 중심인 너와 나는, 과연 어떤 마음의 변화를 채웠을까.


우리가 체감하는 계절의 온도는 몇 도 즈음일까.




혹여 나 홀로, 나 혼자만.











체온, 가을




W. 크티











"좋은 아침.“


"응, 좋은 아침."




이제는 당연해진 인사로 문을 여는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어김없는 하루를 시작하는 동시에 새로운 계절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함께 바다를 다녀와, 조금은 어색한 날들을 보내다 시작된 여름 방학. 여름 방학에 성화와 홍중은 여느 열아홉과 다름없는 나날을 보냈다. 학원에 다니는 홍중은 학원에서 텐 투 텐을 외치며 머리를 태웠고, 성화는 홍중의 반나절을 대신하여 점점 몸이 자라가는 치즈의 끼니를 꾸준히도 챙겨주었다. 이젠 성화가 먼저 와 치즈를 기다리는 게 아닌, 치즈가 제 밥그릇인 플라스틱 접시 앞에 얌전히 앉아 성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으며 보냈던 여름방학, 둘은 같은 시간 아래 다른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불현듯 허전함을 느끼면, 홍중은 학원이 끝나고 곧장 집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제 집보다 조금 더 떨어진 치즈의 밥그릇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곳엔 늘 성화가 있었다. 냠냠 소리를 가늘게 내며 애교를 부리는 치즈와 함께. 우린 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치즈는 성화를, 성화는 홍중을, 당연하듯 바뀌는 날씨는 가을을 기다렸다.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는 존재를 마주하며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방학의 끝, 여름의 끝. 그 끝에 기다리던 가을의 시작. 새 학기가 돌아왔다. 하복이 아닌 춘추복과 함께.











여름이 얼만큼 더웠더라.


가디건에 감기는 옅은 바람을 받아들이며, 홍중은 생각에 빠졌다. 새 계절이 돌아오면 간혹 돋아나는 홍중의 특이한 버릇이었다. 늘 같은 창가 끝 제 자리에 앉아 날씨를 회상하는 것. 홍중은 가을을 맞이하며 여름을 떠올려봤다. 난 어떤 온도를 바랐던가, 너는 어떤 온도를 품었던가.



제 인생 중 유독 다사다난했던 여름. 성화와 함께 한 이번 여름은 유독 뜨거웠다. 마치 화상을 입은 듯이. 홍중은 엄마의 품에 안겨 감정을 토해낸 후, 새벽을 새며 다짐했다. 모든 걸 털어내기로. 이미 동요된 감정을 아무렇지 않은 척 털어내기엔 한없이 어려웠지만, 노력했다. 홍중은 성화를 그저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성화가 저를 바라보는 것처럼. 어떠한 동정도 연민도 없이 그저 좋아하는 친구로서. 제가 감히 그 아이를 동정할 수나 있나. 그저 할 수 있는 건 늘 그랬던 것처럼 옆자리를 지키는 것, 학교에서도 길을 걸을 때도 버스에서도. 그게 너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라 생각했다.



이젠 한결같을 줄만 알았던 둘에게 있어, 또 다른 점이 생겼다. 전과는 다르게 손을 맞잡고 등교했다. 처음엔 혼자 걷던 이 길을, 이젠 둘이, 둘에서 다시 서로를 이어 하나로. 습하고 더운 공기가 가득 차도 낯간지러운 느낌에 가끔 닭살이 돋아도 왠지 놓고 싶지 않았다. 학교로 도착할 때 즈음이면 이미 손바닥은 땀이 차 끈적해져 있었다.


반에 다다르면 그 전과는 다르게 묘한 날이 선 시선이 성화를 반겼다. 전에는 저한테 관심도 없던 시선들이, 지난날을 떠올리라는 마냥 날카롭게 저에게 쏟아졌다. 경멸과 혐오를 비수처럼 꽂았다. 피하지 못해 베이는 상처는 어쩔 수 없었지만, 홍중은 그럴 때면 성화에게 말을 걸어 두 눈을 자신에게만 집중시켰다. 베이고 뜯긴 상처에 꼬박꼬박 잊지 않고 연고를 발라주고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홍중의 노력을 눈치챈 성화는 더 이상 상처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무덤덤해진 반응에 함께 미지근해진 아이들은 성화에게서 서서히 시선을 거두었다. 마치 없던 일처럼.






뜨거웠다. 끝은 미적지근해도.


회상 끝에 홍중은 결론을 내렸다. 여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주 푹푹 찌고 뜨거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어찌 보면 계절에 충실했다. 아프고 쓰라렸지만, 그거면 됐다. 더 잃지는 않았으니까. 다행이었다.



멍하니 감기는 눈을 두어 번 깜빡, 깜빡. 점점 좁아지는 시야로는 아기의 손바닥을 닮은 단풍잎이 떠다녔다. 그렇게 홀로 두 번째 계절에 마침표를 찍을 즈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홍중의 뺨에 찬 기운이 확 감돌았다. 아차!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면, 성화가 뚱뚱한 바나나 우유 두 개를 들고 자리에 앉았다. 그중 왼손에 든 걸 홍중에게 건넸다. 아니 그냥, 아무 생각도. 우유를 받아 들고 눈을 내리깔았다. 아 깜짝 놀랐네……. 홍중은 보지 못했지만, 성화는 피식 웃었다. 바보 같아. 듣지도 못했지만.



가끔 이렇게 훅 치고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려 하면, 이상하게도 감각이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사방이 뿌옇게 흐려지는 느낌.


그 느낌이 들 때 즈음, 홍중에게 또 하나의 의문이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불현듯.





우리의 여름은 뜨거웠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온도는, 네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의 온도는.





다시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눈에는 다정과 애정이 흘러넘친다. 이 눈은 모두에게 그런 걸까. 혹시 내가 착각하는 걸까. 그렇지만 착각이라기엔 너무나.




설마, 혹시나. 그럴 일은 없지만,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온도는.






머릿속에 비상벨이 울려 퍼진다. 걷잡을 수 없는 소음을 낸다. 혹시 불이 났다. 어째 지끈거리는 게 정말 그런 걸지도. 너무 뜨겁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또다시 홍중을 스쳐 갔다. 홍중의 가디건을 거쳐 성화의 셔츠로. 시원하고 기분 좋은 곡선을 만들어냈다.




겉과 속이 일정하지 않은 온도, 엉망진창인 일교차에 눈앞이 핑핑 돌았다.




설마 또 네가. 네가 또 내 계절을 이렇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박성화 때문에 의미 없이 멍하게 보내는 날들이 부쩍 많아졌다. 혹시라도 모의고사 망하면 멱살 잡을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제 타는 속은 보이지도 않는지, 성화는 다가온 하교 시간에 가방에 제 짐을 넣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홍중도 어째저째 교과서와 참고서를 가방에 쑤셔 넣고 있으니, 담임 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와 전달 사항을 줄줄이 나열했다. 출석부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가는 선생님에 반 아이들도 우르륵 썰물처럼 몰려 나갔다. 가자 홍중아. 성화도 가방을 제 어깨에 얹고 홍중을 불렀다.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는 저 얼굴을 다시 보고 있으니 갑자기 훅, 열이 올랐다. 안 돼.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성화야."




충동적으로 성화를 불러 세웠다.




"오늘 바로 집에 갈 거야?"




근데 내가 대체 왜 그랬지.











성화와 함께 나란히 걸었다. 등굣길과 같이 손을 꽉 맞잡고 걸었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던 손끝이 쥐가 난 것처럼 저려 왔다. 문득 그런 말이 떠올랐다. 근데 친구끼리도 손을 잡냐. 보통 안 그러지 않아? 등굣길에 둘을 마주친 반 친구가 떨떠름한 어투로 뱉은 말. 솔직히 말하면, 맞는 말인 거 같긴 했다. 지금껏 제가 거쳐 갔던 다른 친구들을 생각했을 땐, 확연하게 성화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친구면서, 그때와 나는 달라진 것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까지 땀에 절여오는데도 손을 놓지 않는 걸까. 정말 제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맞는 걸까. 그러기엔 확신이 드는 게 전혀 없는걸. 생각의 골이 점점 깊어져 갔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어, 어? 아니, 그런 곳은 없고……."


"그럼?"


"어……."




골에 빠지던 제정신을 단번에 끌어 올리는 목소리, 성화가 궁금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홍중을 불렀다. 파드득 놀라 급하게 머리를 데굴데굴 굴리는 소리가 귓가로 들리는 기분이었다. 딱 보이게도 당황한 홍중에 성화가 푸스스 웃었다. 그럼 있잖아 홍중아.




"나 놀이터 가고 싶은데."


"놀이터…… ?"


"응, 거긴 사람도 많이 없고, 너 할 말 있잖아 나한테."




아, 홍중의 입에서 멍청한 탄식이 나왔다. 이미 눈치채고 있었구나. 순식간에 부끄러움이 몰려와 입술을 꾸욱 다물었다. 맞잡은 손끝에 힘이 들었다. ……그래, 그럼 거기로 가자. 느리게 입을 떼고 대답했다.


아싸아. 홍중의 대답에 성화는 아이처럼 신나 했다. 신날 게 대체 뭐가 있다고. 솔직히 무슨 말 할지도 모르니까 불안하면서. 홍중은 천진한 성화의 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성화는 잡고 있는 손을 흔들거리며 소풍을 가는 유치원생의 모습을 보였다. 왜 그렇게 신이 나 너는? 응? 신날 게 하나도 없는데……. 너랑 처음 가는 곳이잖아. 어……? 여기 사진도 찍어보고 싶었고 너랑 와보고 싶었어. 고작 놀이터가 왜, 다 낡아서 볼 거도 없는데……. 그건 그거 나름대로에 가치가 있으니까.


홍중은 이해하지 못하는 대화를 이어가니 어느덧 놀이터에 도착했다. 그 말대로 동네에 놀이터는 오랫동안 수리를 하지 않아 꽤나 낡아 있었다. 봐, 볼 것도 없는데 무슨……. 나름 좋은데? 잠시만.


성화가 손을 놓고 제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익숙하게 카메라를 켜곤 낡고 허름한 놀이터의 풍경을 찍었다. 녹슨 그네의 이음새, 세월을 머금어 쩍쩍 갈라진 나무 시소 흙먼지가 잔뜩 쌓인 미끄럼틀까지. 성화의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는 풍경은 생동감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름대로의 지나간 시간을 나타냈다. 이곳저곳 기분에 들뜬 모습으로 셔터 버튼을 누르는 성화를 보다 홍중은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꽤 익숙한 행동으로 여겼는데, 성화는 근래 들어 사진을 찍고 간직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게 어떠한 장소와 어떠한 물건이래도.


찍을 만큼 찍은 건지, 성화는 갤러리를 확인하며 다시 홍중의 곁으로 왔다. 둘은 눈에 보이는 아무 벤치에 몸을 기대었다. 이거 봐 예쁘지. 그러게 예쁘게 찍혔다. 성화는 제가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을 모두 보여줬다. 그리고 갤러리를 보다 홍중은 다시 한 가지를 떠올렸다.




풍경과 물건이 아닌, 자신의 모습도 간혹 찍어갔던 성화의 모습을. 다른 것도 아니고 나를 찍었다. 자신의 카메라에. 그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 무의식에 홍중의 입이 열렸다.




"성화야."


"응?"


"요즘 사진 많이 찍네. 항상 보고 있으면 뭐든 찍고 있는 거 같아 넌."


"음, 추억은 모아두지 않으면 언젠가 흐릿해지니까."


"그런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지나가는 기억보다는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것들이 많아."


"……넌 나도 찍잖아."


"어……?"


"나 봤어. 네가 가끔 나 찍는 거."


"……."


"그럼…… 나도 그런 거야? 추억하고 싶은 거."


"……."


"궁금했어. 물어보고 싶었고."




성화의 눈동자가 떨렸다. 성화의 눈동자만큼 홍중의 심장도 떨렸다. 무슨 말을 할지 몰라 긴장했다. 마른침이 연거푸 넘어갔다. 갈증에 목이 타오르는 느낌, 그 느낌에 두려울 때 즈음, 성화의 입이 열렸다.




"……그런가 봐."


"……."


"추억하고 싶나 봐. 내가 너를."




"적어도…… 너랑 있는 모든 시간은 전부."




또, 또 이렇게 훅 치고 들어왔다.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전했다. 삽시간에 묘해진 분위기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토록 바라던 대답이면서 그런 제 마음도 눈치채지도 못해, 아니 어쩌면 그 마음이 너무 커서 감당을 하지 못해, 홍중은 괜히 시선을 내리깔고 제 발에 차이는 고운 모래를 괴롭혔다. 목덜미가 점점 붉어지는 감각이 올라왔다.




"……고백 같은 말이네. 민망해."


"그런 건가."




성화는 그냥 웃었다. 늘 그렇듯 바보 같고 순진해 빠진 웃음으로.






"근데 홍중아. 나도 궁금한 거 있는데."


"뭔데?"


"너는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어?"




조금 전 분위기와는 다르게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그에 홍중의 고개가 치즈처럼 갸웃, 기울었다.




"갑자기? 뭐, 진로 고민 같은 거?"


"아니 그런 거 말고."




성화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점점 사라져갔다.




"……글쎄. 잘 모르겠어. 솔직히 그냥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왜?"


"너무 많은 걸 잃어야 하고, 너무 많은 걸 지켜내야 하잖아."


"……."


"난 나 하나 지키기도 벅차다구우-."




퍽 무거워진 공기에 장난스러운 말투로 한 말이지만 사실이긴 했다. 어른이 되는 미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늘 무섭기만 하다. 텁텁하게 전한 말에 성화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너는?"




홍중이 되물었다.




"글쎄, 그렇게 생각해보니까 나도 그런 거 같네. 근데 그냥,"


"……."




"네 옆에 있고 싶어."




놀란 마음에 안 그래도 큰 눈이 더욱 커졌다. 고개를 틀어 옆을 보니, 성화는 이미 홍중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 번도 돌리지 않았던 시선, 긴 시간 끝에 두 눈이 마주쳤다. 홍중의 작은 손 위로 그보다 큰 손이 포개졌다. 쌀쌀한 바람이 방해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하게 포개졌다. 온기가 뜨거웠다. 차디찬 걸 금세 부드럽게 녹여냈다. 홍중이 밀려오는 온기를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꾸욱 내렸다. 눈을 감고 가만히 제게 스며드는 온기를 받아냈다.




순간, 홍중은 인정했다.


박성화는 김홍중에게 그런 사람이 됐다고. 미쳐버린 제 체온을 진정시키고 다시 미치게 하는 사람.




그간 혼란스러웠던 감정,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온도를,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나도."




"네 옆에 있고 싶어."




예상치 못한 대답에 홍중을 감싼 성화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홍중은 제 손을 뒤집어 그 손가락 하나하나에 제 진심을 훑어주었다. 깍지를 낀 두 손이 단단하게 얽혔다. 두 손처럼 시선도 얽혀왔다. 놀라지 않게 천천히 다가가 마음을 포개었다. 맞물린 입술이 데일 듯 뜨거웠다. 지난밤 여름처럼.






더는 욕심 내지 않았다. 서로의 온도를 확인하고 떨어진 입술엔 찬 공기가 스쳐도 그 잔열이 여운처럼 남아있었다. 홍중이 떨리는 숨을 토해내며 살며시 눈을 떴다. 얼굴이 조금 붉어진 성화가 보였다. 그 붉어진 뺨을 보이며, 붉은 입술로 무언가를 읊어냈다.




"좋아해."


"……."


"꼭 하고 싶었어. 이 말."




그토록 가슴 떨리는 말, 발을 동동 구르게 하는 순정만화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그 말을.


네 입에서 나온 간질거리는 그 말이 오롯이 나만을 향한다. 나의 너가 너의 나에게. 나는 웃었다. 한쪽 입꼬리가 유독 폭 파이는, 미소가 예쁜 너처럼 웃어 보였다.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크티입니다아!


이번에는 진짜 레전드 지각을 하게 되어서 후기를 제대로 못 썼지만...ㅎ


한 마디만 열심히 하고 가겠습니다.... 계간 총대님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너무나 감사하고...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호인 겨울호는 조금 더 정상적인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겨울호 때 봬요!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성홍 아자자 결혼하자!

留言


© 2022 by Season of SH. Proudly created with Wix.com

  • Facebook
  • Twitter
bottom of page